어렸을때 우리 집엔 딱 하나의 전집이 있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디즈니 문학전집' 정도의 타이틀로 25권 정도 있었다. 그 전집에는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101마리의 달마시안, 아기 코끼리 덤보, 정글북 등등의 책이 있었다. 하도 보다보니(여섯살 이전이었으므로 읽을 수 없었음) 그림을 보며 내용을 만들어 이야기하는 수준이 되었다. 급기야는 제목과 번호를 매칭하며 노는 경지에 이르렀다. 예를들어 엄마가 '신데렐라'하면 내가 '1번'하고 엄마가 '17번' 외치면 내기 '정글북' 대답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우리 엄마는 아직도 가끔 그때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내가 머리가 좋다고 믿는다. 나는 이제 숫자 여섯자리도 끙끙대며 외우지만 엄마의 말에 반박은 하지 않는다. 사실 어렸을때는 내가..